이해받고 싶은 걸까, 이해하고 싶은 걸까?

조찬기도회 무릎 사건 - 기독교인의 입장에서

 
한때(?) 기독교인으로서 그 무릎 꿇은 거 보니까 예전에 읽은 성경 구절들이 생각나서
일단 인용부터 하고 시작해보겠습니다.

어떤 성경 구절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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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 6장 5-6절

5. 또 너희는 기도할 때에 외식하는 자와 같이 하지 말라
그들은 사람에게 보이려고 회당과 큰 거리 어귀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하느니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그들은 자기 상을 이미 받았느니라

6. 너는 기도할 때에 네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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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성경 구절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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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 22장 15-22절
15. 바이사르파 사람들은 물러가서 어떻게 하면 예수의 말씀을 트집잡이 올가미를 씌울까 하고
 궁리한 끝에
16. 자기네 제자들을 헤로데 당원 몇사람과 함께 예수께 보내어 이렇게 묻게 하였다.
"선생님, 우리는 선생님이 진실하신 분으로서 사람을 겉모양으로 판단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도 꺼리지 않고 하느님의 진리를 참되게 가르치시는 줄을 압니다.
17. 그래서 선생님의 의견을 듣고자 합니다. 카이사르에게 세금을 바치는 것이 옳습니까?
옳지 않습니까?"
18. 예수께서 그들의 간악한 속셈을 아시고 " 이 위선자들아, 어찌하여 나의 속을 떠보느냐?
19. 세금으로 바치는 돈을 나에게 보여라" 하셨다. 그들이 데나리온 한닢을 가져 오자
20. " 이 초상과 글자는 누구의 것이냐?" 하고 물으셨다.
21. "카이사르의 것입니다." 그들이 이렇게 대답하자
"그러면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돌리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라"하고 말씀하셨다.
22. 그들은 이 말씀을 듣고 경탄하면서 예수를 떠나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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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 기독교의 정치적 영향력이 크기는 크구나. 대통령이 자신의 종교적 신념에 따라
'신'에게 무릎을 꿇었을 "뿐"인데, 마치 대통령이 기독교 세력을 옹호한다는 듯한 기사가 났다.
한국 기독교가 정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반증으로 보아도 될 듯 하다.
하지만 내가 주목한 것은 종교가 정치에 미치는 영향 부분이 아니라 (이 부분은 명백하다.
어떠한 종교도 정치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된다.) 사람들의 감정적인 부분이다.

--> ~할 '뿐' 인데 로 이야기 시작하는 거 치고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사람 별로 보지 못했습니다.
'나는 아는데 너는 왜 모르냐'라는 생각을 함축하기에 '뿐' '마치'만큼 편한 단어는 없지요.
가끔 '반전'을 노리고 비꼬는 글에서는 어느정도 사용되는 단어이기도 하지만,
보통 결론을 미리 정해놓고 말하는 글에서 많이 사용되는 편입니다.

그리고 (괄호)를 쓴 부분은 후반부의 주장과 모순을 이루는데, 이는 후반에 다시 첨삭하겠습니다.

2.
관련 기사에 달려 있는 덧글들에서, 나는 사람들이 '자존심이 상해'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아직 대통령이 아니던 시절,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했던 사건(?)이
있었을 때와 유사한 반응이다. 즉, 그들은 기독교인이 아니거나/기독교인이더라도 '하나님'의
권위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인 이명박이, 서울의 시장인 이명박이 '하나님'의 권위를 인정하는 것 자체가
싫었던 것
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 왜 하나님의 권위를 비기독교인들이 인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거가 없습니다.
'타인의 종교의 자유를 인정'한다면
'하나님'의 권위를 인정하고 말고는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겠지요.

반대로 비꼬면 링크의 글을 적은 기독교 블로거는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는 비기독교인들이 '기독인을 비판하는 것 자체가 싫었던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3.
사실, 당연한 이야기다. 비기독교인은 기독교인을 이해할 수 없다.
기독교인들이 가진 신념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들은 자신의 대표가
죄인처럼 무릎을 꿇고 자신의 잘못을 회개하며, 더 나아가서는 국가의 운영도
하나님께 물어가면서 한다
는 인상도 싫었던 게 아닐까 싶다.

이해하는 것과 동의한다는 것은 서로 다른 이야기입니다.
만....
해당 기독교 분에게는 '이해=동의'라고 판단 하는 거 같습니다.
싫어하실 지도 모르지만,
비기독교인 볼테르가 했다고 알려져 있는 발언을 인용해보면
(볼테르가 직접 한 적은 없다는 말도 있으니..)
'당신의 견해에는 동의하지 않으나 당신이 그 견해를 발표할 자유만은 옹호한다.'라는 말은
민주주의에서 중요시 여기는 '관용'과 '다원주의'를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해한다고 해서 동의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통령이 기독교인 인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기독교의 가르침대로 모습을 보이며 정치를 하는 것은 동의할 수 없습니다.
(정말로 '기독교의 가르침'대로 했다면 이런 분란도 없었겠지만;;;)

반대로 다음 대통령이 이슬람교도여서
"매일 4번씩 메카를 향해 참배하며, 더 나아가서는 국가의 운명도 알라에게 물어가면서 한다."는
인상을 준다면 좋아하시겠습니까?

4.
그런데, 그게 싫었다면 기독교인 대통령을 뽑지 않았어야 옳다.
기독교의 관점에서 모든 사람들은 죄인이기 때문이다.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회개가 필요하다. 반성이 필요하고, 피조물인 자신의 지위를 깨닫고 신의 뜻에
복종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람은 어려운 일이 닥칠수록, 감당하기 힘든 일을 감당해야 할수록 자신의 종교에 매달린다.
이명박 대통령 내외가 처한 상황이 바로 그런 상황 아닌가?

--> 이제 막 나가기 시작합니다. 어디서 많이 듣던 말투 나옵니다.
'하기 싫음 관둬. 너 말고도 할 사람 많아' '절이 싫으면 중이 나가야지'
The winner takes all . 입니다. 배려와 관용따윈 죄인들에게 필요없는 것인가 봅니다.

기독교 관점에서 모든 사람이 죄인 인건 맞는데,
일반인 관점에서는 모든 사람은 그냥 사람입니다. 그건 대통령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한국에 사는 사람들의 대표로 대통령을 뽑은 거지,
기독교인의 대표로 대통령을 뽑은 게 아닙니다.
장로로서 MB는 당연한 일은 한 거지만, 대통령으로서 MB는 부적절한 일은 한 겁니다.
(혹시나 모를 기독교식 반론에 미리 겁먹고 반론하자면,
 구약시절 다윗이나 히스기야를 거론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교리문답은 사절이라;;;
딱 아래쪽 문장이 히스기야나 다윗 생각나게 하는 문장이라 적어봅니다;;; )

힘들 때 종교에 매달리는 건 좋은데,
그건 사적인 장소에서 개인적으로 하는 것이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지도자의 의무이겠죠.

5.
자신의 종교적 신념이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될까 저어되어 신념을 꺾는 것은
비인간적인 일이다.
물론 민주국가에서 일어날 일도 아니다.

개인의 신앙을 정치적으로 확대해석하는 것 자체가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다.
확대 해석을 안 하면 된다.

-->반대로 말하면,
정치적 입장이 종교적으로 이용될까 우려되어 종교 중립을 포기하는 것은 비민주주의적인 일입니다.
물론 신정국가에서는 일어날 일이긴 합니다.
(써놓고 보니 뭔말인지 나도;;;; 대우명제는 equal이지만, 이 명제는 equal하지 않아서 그런건가;;;)

초반에 링크의 블로거는
"(이 부분은 명백하다.어떠한 종교도 정치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된다.)" 라고 하지만,
'대통령제 에서 대통령은 개인이 아니다' 라는 말은 수십년간 듣고, 경험해온 사람들에게
링크의 블로거가 말하는
"개인의 신앙을 정치적으로 확대해석하는 것 자체가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다"
라는 말은 "예수천국, 불신지옥" 만큼이나 허무하게 들릴 수 밖에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첨언하면,
저는 기독교 자체를 공격하려는 게 아닙니다. (교회는 안다니지만.. )
제가 기독교를 공격한다고 느끼시는 분들은 확대 해석을 안하면 됩니다.


p.s.
'첨삭'이라고 써놓고 그냥 comment만 추가 하고 말았지만,
단어 고치기 귀찮아서 패스;;;




by whoa | 2011/03/07 15:12 | commentary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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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Aydin at 2011/03/07 21:52
"간밤에 싸돌아다니다가 늦잠 자서 새벽예배를 빼먹는 것은 신실함이 부족한 더러운 뛰르끼예 놈들이나 하는 짓입니다!" - 모 아체 무슬림 왈. 하루 5번 살라트를 지킵시다.
Commented by whoa at 2011/03/07 23:11
5번 이었나요;;; 4번을 신실하다고 생각했다니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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