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구? 집착? 비판? 트집?



내 글에 트랙백된 글에는 설문조사를 하고 있었고,
'양심'을 걸고 대답해달라기에 대답을 했었다.

그 후에 그 설문조사를 정리한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을 읽고 든 생각난 어떤 만평이 생각났다.


한마디로 '대체 그럼 어떻게 하란 말인가'라는 한숨이 튀어 나온달까...

(글쓰는 능력이 부족해서 이번 글은 제대로된 긴 글보다 토막글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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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쪽에서는 '독재타도' 외치면서 경찰 때리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질서유지'라면서 진압행위를 적극적으로 행사하고 있다.

폭력을 경계하고 비판하는 것은 납득할 수 있다.
어느 한편만을 선택해서 비판하는 것도 어느정도 납득할 수는 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왜 거리로 나왔는가' 와 '무엇때문에 갈등하는가'에 대한 본격적인 사유없이
행동으로 부터 '의도'를 읽어서 비난하는 것을 납득하기는 어렵다.

--
2.
오랜 시간 '좌 = 빨갱이' 프레임이 한국사회를 짓눌렀고,
현재에는 '우 = 독재' 프레임이 점점 강하게 성장하고 있다.

'독재라는 허상'에 휘둘린다고 비판할 수도 있다.
'독재 vs 반독재' 을 시대착오적인 프레임이라고 비판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렇다면 그 허상은 왜 발생했는가?'에 대한 근거를 찾을 노력은 보이지 않고
'독재 vs 반독재 프레임이 왜 부적절한가'에 대한 논박보다 '프레임 씌우기'에 대한 비난만 보이는
비판은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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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좋게 받아들이면 '너네는 더러운 짓하면 안되잖아' 라는 충고지만,
나쁘게 받아들이면 '너네도 똑같이 더러운 거야'라는 흙탕물 끼얹기다.

물론 행위만을 대상으로 비판하는 것도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행위의 목적에 관련된 비판을 하면서
왜 그런 행위가 일어나는지에 대한 비판은 가볍게 넘어가면서
행위자체에만 포커스를 맞추는 것을 성실한 비판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
4.
도구의 초기상태는 가치중립적이지만, 손에 들린 도구에는 쥔자의 가치가 담겨져 있다.

'칼을 휘두른다' 라는 용어는 중립적인 문장이지만 어느정도 부정적인 뉘앙스를 담고 있다.
하지만 주어에 따라, 부사에 따라 분위기는 바뀐다.

-요리를 위해 칼을 휘두른다. 검사가 칼을 휘두른다.
-피해자에게 칼을 휘두른다. 강도가 칼을 휘두른다.

프레임 씌우기가 그러한 도구라고 생각한다.

나쁘게 말하면 '프레임 씌우기' '낙인 찍기' 이지만,
다르게 말하면 '화두 제시' '정체성 규명' 이다.

과거 언론에서의 악용때문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기 하지만
'정치적으로 올바른가' '정당한 근거가 제시되었냐'를 따라 분위기는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뭐 그이전에...
자신은 '폭력vs비폭력' 이라는 프레임을 씌우며 비판하는 것도
자가당착이지 않을까?

권리나 이념투쟁에 대한 비판에는 어쩔 수없이 프레임이 들어가기 마련인데,
프레임 씌우기 자체를 비판하는 것은 '그냥 하지말자' 라는 생각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그 프레임이 정당하냐 아니냐'를 따졌다면 모를까,
'프레임을 씌우는 행동'의 정당함을 따지는 건 초점을 빗겨난 비판이라고 생각된다.

질문은 '독재냐 아니냐'이었는데,
답변에 대한 의견은 '프레임 씌우기는 나쁘다' '폭력은 나쁘다' 이니...

5.
새로운 시대에 대한 비전이 없다고 하는데,
'소통하자' '사람사는 세상'면 안되는 건가 싶다.

어차피 완벽한 국가란 없다.
갈등을 겪으면서, 실수하면서, 잘못을 범하면서
하나씩 풀어나가고, 발전시키고, 고쳐나가면서 살아가는 거다.

나에게는 지금 상황에 너무나 잘못되어져 보이기에
잘못된 거 고치자는 거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
사람마다 상황인식은 다를 수 밖에 없으니
'비전없는' 투쟁으로 보일만도 하긴 싶다.

반대로 보면
나는 하민혁씨에게 '문제파악이 안이한' 이라고 비판하고 있는 것이고,
하민혁씨 입장에서는 '프레임을 씌울 만한 문제 아니다' 라고 생각할 수 있을 테니까.

다만..
그럼 문제제기가 '독재냐 아니냐'가 아닌
'독재 vs 반독재 구도가 정당하냐'였어야 하지 않을까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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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민주 대 반민주", "독재 대 반독재"의 구도 말고는 싸워 이길 수 있는 길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민혁씨의 말 자체에는 동감한다.
그런데, 왜 '독재 대 반독재'의 구도를 쓰면 안되는 이유가
"'폭력'은 일체 쓰지 말고, '프레임씌우기'같은 너네가 반대하는 쪽이 쓰는 도구는 쓰지마" 라면
그냥 답답할 뿐이다.

그냥 요약하자면...
stimulus에 대한 비판은 없고,
아니 누가 무엇이 stimulus인지에 대한 고민도 보이지 않은채
response에 대한 비판만을 하고 있는데,
그럼 왜 stimulus에 대한 질문을 했는지가 참 의문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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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왼쪽에서는 '너희는 행동하지도 않는 비겁자'라고 하고
오른쪽에서는 '너희는 진정성도 없는 날라리'라고 하고 있다.

그냥 살려고 하는데 목이 조여오니까,
숨막히게 좀 하지 말라고 바둥대는 게 그렇게 못마땅한 건지..

꼭 돌을 집어 던지는 투사가 되거나,
또는 그냥 돌을 맞아도 웃고 있던지를 선택해야 하는 것인지.

참 숨막히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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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생각해보니까 하민혁씨의 글을 한 마디로 줄이면,
'그거 너네 (의도적인) 오해야' 인듯.

by whoa | 2009/06/16 23:11 | commentary | 트랙백(1) | 핑백(1)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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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심상정이 유시민에게 배워야 할 것들
언젠가 유시민이 민주노동당에 대고 "공부 좀 하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나는 저 말이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봅니다. 공부를 하지 않은 이들에게서 나올 수 있는 말은 언제나 똑같습니다. 구태의연한, 그래서 때로는 지겹기까지 한 스테레오타입의 얘기가 그것입니다. 미디어오늘이 참여연대와 공동기획으로 진행한 "경제는 민주주의다"의 마지막 순서로 심상정 전 진보신당 공동대표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습니다. "새로운 비전 내걸고 대안 정치세력 결집할 ......more

Linked at Irreversible : 잘.. at 2009/06/17 14:21

... 아랫글에 대해서 하민혁씨가 트랙백을 걸으셨길래 들여다 봤는데, 대체 왜 트랙백을 걸으셨는지 이해가 안간다. 내 글에 대한 대답이나 반론도 아니고, 그렇다고 딱히 관련있어 보이는 내용도 ... more

Commented by 언럭키즈 at 2009/06/16 23:39
이 문제에 대해서는.. 캡콜드님의 글을 추천드립니다.
http://capcold.net/blog/3754
Commented by whoa at 2009/06/17 02:06
링크 감사합니다. 제가 애매했던 부분에 대해 잘 집어주는 글이네요.

저같은 경우에는 하민혁씨의 '양심을 걸고 대답해달라'라고 하시길래
나름 성실한 리뷰를 기대했었는데, 뜬금없는 글에 좀 적잖이 실망해서 쓴 글이었습니다. 낚였다는 심정이려나요 ^^a

판단과 견해는 여러가지일 수 있지만,
이런 식의 의견을 받은 다음에 하는 비판은 치밀하지는 못하더라도 상대방에 대해 진지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좀 기대를 잘못한 모양입니다.
Commented by 언럭키즈 at 2009/06/17 08:22
원래 하민혁님 스타일이 좀 저렇습니다.
자칭 '선지자 하민혁'이라던가..[...]
여튼 좀 적을 많이 만드는 유형의 글을 쓰세요 저 분.
Commented by whoa at 2009/06/17 14:33
시사비평가를 자처하시는 분들치고 적을 만들지 않는 분이 더 적으니 뭐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 ^^;
다만 상대방을 '인정할 만한 적'으로 여기셨다면 기꺼이 상대편에서 서서 공격을 감수하며 방어하겠지만.... 좀 아쉽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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